그 어린시절 그 겨울
새벽녘
겨울밤 부엌 살강위에 꽁꽁 얼어버린 솥쿨이 안에
보리쌀이 탱글탱글 얼어붙어 껴안고 있네.
어머니 떨리는 손끝에
쌀 한줌 모아 정성스레 헹구고
안쳐 넣기전 엉킨 보리쌀 솥밑에 깔고
가마솥 찬찬히 밥물을 재고
짓불 피워 사랑을 짓는다.
방안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행복한 웃음 소리가 알콩달콩
구들짱 아랫목은 사랑의 온기가 스민다
솜 이불속에 꿈이 커간다.
초가집 굴뚝에는 모락모락
구름 꽃이 피여나고
기다림속에 덩그렁 미끌어져 열린 솥뚜껑 사이로 풍겨나는 참 맛있은 밥 내음속에 침샘이 돌고
빨간 아궁이 속에 익어가는 군고구마 향이
스믈스믈 베여나고
기다림에 지친 나에게 까망 숫덩이 속에
노란 속살을 내주며 웃고있다
그날 그시절 아련한 어린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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