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밥 먹여준다” 녹색시장 나선 고양특례시이동환 고양시장 “저탄소‧친환경이 도시 발전 견인하는 시대”고양시 업무보고서 디젤자동차 제로화, 전기차 전환 가속화 등 논의기후대응도 글로벌하게... COP33 유치 도전- 한강변과 70개 하천 등 ‘블루네트워크’는 소중한 자원... 가치 극대화
'이탈리아어로 ‘수직 숲’을 뜻하는 밀라노의 ‘보스코 베르티칼레’는 세계 최초 수직숲 도시다. 80m, 110m의 초고층 빌딩 2개에 800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표면을 식물로 뒤덮었다. 이곳에 새와 곤충이 날아와 빌딩 전체가 하나의 숲을 이루었다.
“보세요, 도시에 자연을 심은 사례입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보스코 베르티킬레, 그리고 해외의 다양한 친환경 건축물 사진을 회의실 스크린에 띄웠다. 직원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분야별로 직원들이 모여 2024년 한 해의 업무계획을 고민하는 ‘고양시 업무보고’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미세먼지 저감 등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동환 시장은 “도시의 개발과 환경은 과거 대립 개념으로 여겨졌지만 충분히 양립할 수 있으며, 이제는 오히려 환경이 도시의 발전을 견인하는 시대다. 환경을 해치는 요소는 최소화하면서 조화롭게 성장하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개발(ESSD)로 향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양시는 70개 하천, 한강 등 일명 ‘블루네트워크’, 그리고 세계적 람사르습지로 공인받은 장항습지, 북한산, 도시숲 등 ‘그린네트워크’를 두루 보유하고 있다. 수도권 도시, 그것도 108만 인구의 대도시로서는 이례적이다.
올해 고양시는 이러한 자연자원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녹색시장’으로의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2032년까지 국‧도비 등 약 3,200억 원 이상을 투입, 고양의 가장 긴 지방하천인 창릉천 일대를 ‘하천 본연의 기능’을 살려 시민이 즐기는 공간, 다양한 식생이 머무는 공간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시민 15,000여 명이 자체적으로 하천을 정화하는 ‘고양하천네트워크’도 든든하게 포진해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수도권 내 유일한 람사르습지인 고양 장항습지 인근에 생태관 개관 예정으로, 숨겨진 보물과 같은 습지 생태계의 가치를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올해 6월 14일부터 시행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분특법은 각 지역의 자체 에너지인 ‘분산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100만m2 이상의 개발사업을 실시할 경우 분산에너지 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시 친환경 에너지 자립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경제자유구역, 기업유치 등을 통한 경제 자립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립’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태양광발전, 수소연료전지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확보 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전기자동차 보급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매연저감장치만으로는 대기오염 방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디젤자동차 제로화, 그리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고양시에는 전기자동차 약 9,500여 대가 등록됐으며, 올해 전기자동차 5,500여 대와 급속충전시설 200기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저장고인 도시숲도 확충할 방침이다. 하천 유휴공간, 학교, 통학로 등 틈새공간을 활용한 숲과 공원을 설치해 도심 곳곳에 그린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
또한 2028년, 세계 200여 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의 유치를 추진해 고양시를 ‘글로벌 친환경도시’로 브랜딩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환 시장은 “환경과 성장의 공존이라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꿈을 이제 고양시가 품고자 한다. 공직자들이 이 길에 함께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