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식 기자

덕양신문

박호식 오토 2025. 7. 17. 10:57

의원 쓰러져도 회의 강행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 공감 잃은 행정 논란

시민 대표 의식 잃고 쓰러지는 응급상황에도 회의 계속고양시의회 김운남 의장 "생명보다 우선인 안건은 없다"

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

'고양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위원 중 한 명이 회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중단하지 않고 안건을 그대로 처리해, 공감과 신뢰를 잃은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사태는 지난 16일 오후, 고양시청에서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회의 도중 발생했다. 고양특례시의회 임홍렬 의원은 '식사동 데이터센터 개발행위허가' 안건을 심의하던 중 갑작스런 고혈압성 쇼크로 쓰러졌고,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명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심의 계속그리고 통과

그러나 더욱 큰 논란은 그 이후 벌어졌다. 심의위원회는 임 의원이 쓰러진 상황에서도 회의를 중단하지 않고 심의를 이어갔으며, 해당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일각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도 행정 절차만 고수한 비인간적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운남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은 17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의원이 회의 중 쓰러졌는데, 그걸 보고도 회의를 멈추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어떤 안건보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최소한의 상식조차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의회, 세 가지 공식 요청 발표

김 의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제도적 결함과 인식 부재의 문제로 규정하며, 고양시 집행부에 다음 세 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시의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는 위기 대응 매뉴얼 마련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필요 시 공식적인 책임 규명

심의 및 의결 과정의 민주적·인간적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 참여

그는 "이대로라면 시민 역시 행정과 회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거둘 수 없게 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분노"사람보다 중요한 안건은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냉담하다. 한 시민은 의원이 쓰러졌는데 회의를 계속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안건이 과연 있을 수 있느냐고 분노를 표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응급 상황 대처 미비를 넘어, 공공 행정에서 인간 존엄성과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를 되묻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시급한 제도 개선과 함께, 시민을 대표하는 이들의 안전과 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임을 다시금 새길 필요가 있다.